2024.07.09.
뉴욕에서의 우리 첫 번째 일정이 시작되는 날.
조금은 강한 아침 햇살을 받으며 눈을 떴다.
밖을 내다보니 이미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한여름의 뉴욕도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구나.
창밖으로 활기찬 뉴욕의 아침이 펼쳐진다.
저 앞에 보이는 Paulus Hook에는 페리들이 계속 왔다갔다 한다.
나중에 타보고 느꼈지만, 교통 체증이 심각한 수준인 뉴욕에서는 페리가 좋은 교통수단이다.
막히지 않고 제시간에 이동할 수 있고, 시원한 바람도 맞을 수 있다.
다만 운행하는 시간이 조금 제한적인 느낌이다.
Paulus Hook에 운행하는 페리도 오전과 오후시간에 좀 집중되어 있고, 이른 아침이나 저녁시간엔 노선이 없었다.
출퇴근하는 사람에게도, 여행자에게도, 운행 횟수가 좀 더 많았으면 좋았을 텐데.
오늘 우리의 목적지는 덤보와 브루클린 브리지.
호텔 바로 앞에 있는 패스(PATH) Exchange Place 역에서 출발한다.
그리 많이 이용할 건 아니라서 탈 때마다 1회권을 구매해서 타고 다녔다.
뉴욕의 지하철은 지저분하고 덥기로 꽤나 악명이 높다.
실제로 맨해튼 시내에서 타본 지하철은 우리나라의 지하철과 사뭇 달랐다.
패스는 지하철과 다르게 깨끗하고 시원했다.
패스와 지하철은 환승은 안된다고 한다.
패스는 허드슨강 아래로 운행한다.
그래서 타러 가는 길도 지하로 꽤 많이 내려간다.
그리고 패스를 타고 출발하면 아래로 아래로 더 내려간다.
우리는 WTC(World Trade Center)로 향한다.
PATH는 WTC까지라, 내려서 지하철(Metro)로 갈아타고 갈 예정이다.
같은 지하철인데 환승은 왜 안될까?
우리나라의 버스 & 지하철 시스템이 진짜 좋은 거였다.
우리가 탈 열차가 들어온다.
우리나라의 지하철보단 조금 작은 것 같다.
열차 생김새가 트랜스포머의 캐릭터가 생각나는 것 같은 느낌.
뉴욕의 패스나 지하철엔 스크린도어 같은 안전장치가 없다.
여행 가기 전에 찾아본 글에서는 열차 들어올 때 앞에 서있지 말라는 얘기도 있었다.
패스에서 내려 지하철로 환승하러 가는 길.
많은 사람들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어느 순간부터 가는 길의 모습이 꽤 독특해진다.
아무것도 모르고 갔지만 도착한 멋진 곳.
The Oculus.
12개의 지하철과 기차, 그리고 상점들이 모여있는 맨해튼의 교통 허브다.
웅장한 성당 같기도 하다.
동물의 뱃속 같기도 하다.
아기공룡 둘리에 나오는 고래 뱃속인 것 같기도 하다.
하늘에 있는 창으로 햇살이 가득 비친다.
가운데에 커다란 광장이 있고, 주변으로 이것저것 매장들이 자리하고 있다.
애플 매장도 있어서 짝꿍이랑 잠깐 구경도 했다.
환율도 별로고 해서 딱히 살건 없었다.
지하철 표시를 따라 긴 복도를 걸어간다.
우리나라랑 비슷하게 노선별로 색이랑 숫자, 알파벳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지하철은 우리나라의 교통카드로도 이용이 가능했다.
와이파이 모양이 있는 교통카드는 모두 사용 가능하다고 한다.
우리도 가져간 카드로 타고 다녔다.
뉴욕 지하철 안에 있는 노선표.
맨해튼이랑 브루클린 지역은 지하철로 연결되어 있고,
맨해튼 왼쪽으로 뉴저지 등은 패스로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뉴욕의 지하철은 우리나라의 그것보다 좁은 느낌이다.
좌석의 배치도 뭔가 좀 비효율적인 것 같은 느낌.
하지만 이용하는 사람이 우리나라처럼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여러 번 타는 동안 언제나 붐비지 않게 이동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도시에서 시간을 지켜 이동할 수 있는 건 지하철이 유일한 것 같다.
몇 번 택시를 탔을 때 느낀 뉴욕의 교통체증은 진짜 장난이 아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의 목적지에 내렸다.
뉴욕의 지하철역은 정말 덥고 습하다.
지하철의 운행 구간과 승객 대기구간이 구분되어 있지 않은 탓도 있는 것 같다.
지하철에서 나오니 파아란 하늘과 강한 햇살이 우리를 맞이한다.
아직 이른 오전이라 돌아다니기 딱 좋은 날씨지만, 점심쯤 되면 엄청 더울 것 같다.
지도를 보며 덤보(Dumbo)로 이동한다.
맨해튼이나 저지시티랑은 느껴지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우선 높은 빌딩들이 없어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건물들이 조금 더 고풍스러운 느낌.
주변 구경도 하고, 분위기도 느끼며 걷다 보니 어느새 덤보에 도착했다.
양쪽으로 늘어선 건물 사이로 브루클린 브리지의 모습이 보인다.
거리는 이미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그래도 아직 이른 아침이라 한가한 모습이라고 한다.
10시~11시 즈음부터 단체관광객들이 오면 정말 붐빈다고.
TV에서, 영화에서 보았던 그 모습이 지금 내 눈앞에 있다.
어떻게 건물사이에 다리의 모습이 딱 이렇게 나타나는 건지.
차도 다니는 길이지만, 길 위는 사진 찍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지나가는 차들도 사진 찍는 사람들 다 기다려주는 것 같은 느낌.
우리도 그 사이에서 열심히 사진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나름 괜찮은 사진도 몇 개 건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이 점점 많아진다.
햇살이 점점 강해진다.
날씨도 점점 더워진다.
%Arabica
20 Old Fulton St, Brooklyn, NY 11201.
커피가 맛있다는 근처 카페로 이동했다.
우리에겐 시원한 에어컨과 아메리카노가 필요했다.
한동안 몸도 식히고, 맛있는 커피 한잔 하며, 두런두런 얘기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조금씩 배가 고파옴에 근처에 맛있는 피자집을 검색했다.
이 근처에 꽤 유명한 맛집이 몇 개 있었다.
카페 밖으로 나오자마자 더운 기운이 훅 우리를 맞이한다.
조금 더 지나면 대단한 날씨가 펼쳐질듯한 느낌.
우리는 걸음을 조금 재촉했다.
Brooklyn Gifts.
지나가는 길에 몸도 식힐 겸, 기념품 구경도 할 겸 들렀다.
스노우볼, 냉장고자석 등 기념품들부터,
작게 축소한 자유의여신상, 티셔츠 등등 까지.
신기한 건 참 많았는데, 차마 사서 들고 올 용기까진 나지 않았다.
Juliana's Pizza
19 Old Fulton St, Brooklyn, NY 11201
오늘 우리의 점심은 유명한 피자집이다.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가게 오픈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다.
가게 앞에는 이미 오픈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동네 맛집 잘 찾아온 듯.
한 가지 신기한 건,
인기 있는 피자집 두 개에 한 곳은 서양사람들, 한 곳은 동양사람들이 모여 있었다는 것.
입맛의 차이인가?
점심을 맛있게 먹고 브루클린 브리지로 향했다.
다리를 걸어서 건널 수 있다는 이야기와 많은 인증샷들을 보고 우리도 찾아왔다.
처음엔 지도만 보고 찾아가는데 조금 헷갈리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 근처에 가면 딱 봐도 관광객인 사람들이 다들 한 곳을 향해 걷고 있다.
우리도 자연스럽게 그 대열에 합류했다.
위로 올라오자 다리를 걷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앞에 보인다.
그리고 훅 하고 더위가 밀려온다.
마실 것도, 햇빛 가릴 것도 아무것도 안 챙겼는데, 우리 괜찮을까?
살짝의 걱정과 함께 걷기를 시작했다.
걸어서 다리를 건널 수 있는 길은 차가 다니는 도로보다 한층 위에 위치하고 있었다.
덕분인지 차에서 나오는 열기와 매연은 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리 중간중간엔 마실 것과 과일을 파는 노점들이 꽤 여러 곳 있다.
우리도 시원한 거 하나 마실까 했지만, 날씨가 워낙 더워서일까? 얼음 안에 담겨 있는 음료도 시원하질 않았다.
점점 브루클린 브리지의 멋진 모습이 가까이 다가온다.
저 멀리 맨해튼의 마천루들과 사뭇 다르게 조금은 고풍스러운 양식의 모습이다.
다리의 보도도 철골과 나무로 되어있다.
아주 조금은 다른 시대를 걷고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날이 점점 더워진다.
시원하게 바람이 좀 불어줬으면 좋겠는데, 오늘은 바람도 잠잠하다.
조금 더 걷자 브루클린 브리지의 안쪽으로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다.
다리의 주탑과 케이블들이 완벽한 대칭을 이루는 것이 멋있다.
이상하다.
우리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더워하는데,
주변을 걷는 다른 사람들은 그다지 더워 보이질 않는다.
우리만 더위에 많이 예민한 건가?
중간에 주탑의 그림자 아래에서 잠시 땀을 식힌다.
옆으로 허드슨강과 맨해튼의 모습이 멋지게 펼쳐진다.
보이지는 않지만 브루클린 브리지를 지나는 차도 엄청나게 많다.
교통체증이 워낙 심해서 그런가 차라리 조용하다.
바로 옆으로 맨해튼 브리지의 모습도 보인다.
브루클린 브리지랑 비슷하게 생긴 바로 옆에 있는 다리이다.
다리 아래를 시원하게 달리는 배의 모습도 보인다.
날이 워낙 더우니 바람을 가르는 모습이 살짝 부럽다.
브루클린 브리지를 다 건너 나무그늘에 한참 앉아 있었다.
맛있는 점심 먹고 슬슬 걸어서 건너긴 했지만,
바람 한점 없는 맑은 날씨의 한여름 뉴욕은 우리에게 쉽지 않은 미션이었던 듯.
The Oculus로 돌아와 호텔로 돌아가는 패스에 오른다.
얼른 호텔로 돌아가 샤워하고 약속이라도 한 듯 꿀 같은 낮잠에 빠진다.
한여름의 뉴욕을 제대로 겪은 하루였다.
내일부터 일정은 한낮 시간은 빼고 아침이랑 저녁으로 잡기로 했다.
무더위에 힘들었지만 둘이서 두런두런 많이 걷고 많이 얘기한 즐거운 하루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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