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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출장일지

미국에서 병원가기

by 스몬 2023.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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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8.

 

아침에 일어났는데 발 상태가 느끼던 것 중에 최악이다.

발 디딜 때마다 찌릿찌릿 시그널이 온다.

샤워하고 족욕하고 나니 조금 괜찮은가 싶어서 양말 신고 신발 신고 출근준비.

 

신발 신고 한 발짝 딛었는데,

'와.. 안 되겠다..'

생각이 바로 든다.

 

어떻게든 현장까지 출근은 해서 사무실 안 들르고 바로 의무실로 향했다.

의무실에는 법적 의사가 상주하지 않아 주사나 처방 치료는 할 수 없다고 한다.

보자마자 바로 의사가 있고 처방을 받을 수 있는 Urgent Care로 가라고 한다.

 

오스틴에는 여기저기 많았던 것 같은데 테일러에는 딱 한 군데 있다.

차 타고 30여분 달려 도착했다.

 

FastMed Urgent Care

3705 N Main St #103, Taylor, TX 76574

패스트메드 어전트 케어

 

Urgent Care라는 건 처음 들어봤다.

따로 예약은 필요하지 않은 의료시설로 주중주말 상관없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의사가 상주하고 있다.

가벼운 질병이나 상해 등을 치료받으러 처음 방문하는 우리나라로 치면 동네 종합의원 정도 되는 것 같다.

여기서 기본적인 치료나 처방은 다 해주고, 전문의 치료가 필요한 경우 진단서 발급해서 전문의 병원으로 보내준다 한다.

 

Urgent Care가 운영하지 않는 새벽시간 등엔 Emergency room으로 가야 한다.

더 심각한 경우엔 911에 전화해서 응급차를 이용해야 한다.

여기서부턴 비용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의료시설 의료보험이 정말 좋은 거였다.

 

찾아보니 대부분  Urgent Care는 아침 8시부터 밤 8시까지 운영한다.

웹이나 앱에서 시간 예약 가능한 곳도 있다.

나는 급하게 가느라 예약은 하지 못했다.

 

7시 55분쯤 도착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 물어보려는데 아직 Open전이라고 기다리라고 한다.

시간은 철저하게 지키는군.

 

8시가 딱 되면 Open 간판에 불이 들어온다.

제일 먼저 들어가 접수했다.

 

어디서 왔냐?

무슨 증상으로 왔냐?

개인 보험은 있냐?

보험 없으면 진료비가 꽤 비싸다 199불이다.

알겠다 하고 환자등록 하고 앉아서 기다린다.

태블릿으로 전자문진도 등록한다.

 

그리고 진료 보기 전에 바로 결제부터 한다.

한번 진료에 199불.

나는 회사 단체보험으로 커버가 되지만 가격은 듣던 대로 사악하다.

우리나라도 의료보험 없으면 이 정도 하려나?

 

앉아서 기다린다.

꽤 여러 사람이 들어왔는데 다들 기다리는데 익숙한지 누구 하나 불평 없이 한참은 앉아있는다.

신기한 건, 먼저 와서 접수를 하는 것과 상관없이 예약시간에 예약자가 오면 먼저 들어간다.

 

한 시간쯤 기다린 후 들어간 것 같다.

먼저 간호사를 만나서 키, 체중, 혈압, 체온 재고,

무슨 증상인지, 언제부터 그랬는지, 얼마나 아픈지, 약 알레르기 있는지 등등 문진을 한다.

 

그리고 잠시 후 의사가 들어온다.

상처를 보고, 증상 설명 듣고, 약 알레르기 있는지 물어보고,

오늘 주사 한번 맞고, 항생제 일주일치 처방 해줄 테니 하루 네 번 먹으라고 한다.

 

의사 간호사 모두 엄청 친절하다.

처음에 혹시 통역 번역 서비스 필요하냐고도 물어보더라.

대화는 된다 했더니 천천히 잘 설명해 준다.

 

약 알레르기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고,

엉덩이에 주사 한방, 

그리고 일주일치 항생제 처방.

 

진료 끝나고 After Visit Summary라고 종이 한 뭉치를 준다.

앞장엔 진단서, 뒤에는 내 진료기록, 처방된 약, 상처부위 다루는 법 등이 자세히 쓰여있다.

 

회사 제출용 병원 방문 증명서도 알아서 준비해 준다.

뭔가 서류 작업을 알아서 다 잘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이것저것 물어보는 거 친절하게 찬찬히 잘 설명해 준다.

현장 의무실에서 준 약 보여주니 맞는 거 잘 받았다고 계속 사용하라고 한다.

Epsom Salt로 족욕한다고 했더니 도움 된다고 꾸준히 하라고 한다.

자기 생각엔 주사 맞고 약 먹으면 오늘 저녁부터 아픈 건 좀 사라질 거고,

4~5일 정도면 괜찮아질 거라 한다.

열이 계속 오르거나 상태가 안 좋아지면 꼭 다시 오거나 방 가까운 병원 들르라 한다.

 

서류 작업 끝내고 의사가 들어와서 약은 어디서 탈 거냐고 묻는다.

우리나라처럼 처방전 들고 아무 약국이나 찾아가는 게 아니라 병원에서 약국으로 처방을 직접 보낸다.

그래서 약국을 지정해서 처방 보내고 꼭 거기로 찾아가야 한다.

 

가고 싶은 약국 있냐고 묻길래 나 미국 온 지 3주밖에 안 돼서 잘 모른다고 가까운데 어디냐고 물었다.

바로 옆에 월마트에 약국 있다고 그리 보내준다 한다.

 

너도 한국에서 왔냐고, 옆에 현장 사무실에서 일하는 거냐고, 거기 사람들 가끔 온다고 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물어보고 싶은 거 있으면 다 물어보라고 한번 더 얘기한다.

 

알레르기는 없다고 했지만 주사 맞았으니 10분 정도 쉬다가 출발하라고 한다.

기다리는 시간 빼면 의사들도 시스템도 마음에 든다.

 

조금 기다리다 나와서 월마트로 향했다.

정말 바로 옆에 있었다.

 

약국에서 처방전 보여줬더니 약 준비하는데 30분 걸린다고 좀 있다 오라고 한다.

아니 무슨..

한국이랑은 사뭇 다른 여유 넘치는 시스템.

 

차에 앉아서 라디오 들으며 기다리다 약 받아왔다.

하루에 몇 번 언제 먹는지 차근차근 자세히 알려준다.

 

약과 함께 여기서도 종이를 한 뭉치 준다.

복약 안내 겸 영수증 겸 약처방전.

 

그리고 뒤에는 약의 용도, 가능한 부작용, 주의사항, 복용법 등등이 자세하게 빼곡히 쓰여있다.

병원도 그렇고 약국도 그렇고 주는 서류에 궁금할만한 내용이나 알아야 할 내용이 거의 다 쓰여있는 듯.

 

일주일치 약 받아왔다.

약통도 월마트 마크가 새겨져 있다.

안전 마개라 저 튀어나온 부분 눌러야 열린다.

 

약통에도 복약방법이 자세히 쓰여있다.

이거 다 먹기 전에 깨끗하게 나았으면 좋겠다.

 

주사와 약의 힘인지,

발 붓기도, 열도, 아픈 것도, 물집도,

꽤 빠르게 가라앉는 느낌이다.

마음이 조금은 놓인다.

 

 

문득 

'아.. 소송의 나라라고 하더니 그래서 병원이고 약국이고 엄청난 양의 설명서를 주나 보다' 

라는 생각도 든다.

 

생전 단 한 번도 이런 염증이 생겨본 적이 없는데,

어찌 이 멀리까지 출장 나와있는데 이런 건지,

다른 나라 와서 병원에 주사까지 맞아보고,

 

얼른 깨끗하게,

이번주엔 좀 낫자.

운동 못해서 몸도 찌뿌둥하고,

여기까지 와서 주말에 방에만 있어야겠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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