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01.
주말 동안 러닝을 좀 오래 했다.
그래서 그런가? 아침에 일어났더니 새끼발가락과 네 번째 발가락 사이에 작은 물집이 잡힌 것 같다.
일단 오늘은 러닝은 못했다.
걷기는 괜찮은데 뛰기까진 못할 것 같다.
되게 조그만 물집 하난데 되게 불편하고 신경 쓰이네 이거.
2023.05.02.
그냥 잠깐 물집 잡혔다 말겠지 생각했다.
자고 일어났는데 발가락 사이뿐만 아니라 새끼발가락이 꽤 부어있다.
움직이는데 꽤 신경이 쓰인다.
퇴근하고 들어와서 꽤 커진 물집을 살짝 터트렸다.
깨끗이 씻고, 물집 터트리고, 소독하고, 건조하고,
다행히 회사 비상약에 요오드 스틱이 있었다.
요오드로 상처랑 주변에 소독하고 잠든다.
비상약 중에 소염진통제도 있어서 하나 먹었다.
진통제 항생제 먹을 땐 알코올 절대 먹지 말라한다.
오늘부턴 시원한 맥주 한잔도 못하겠구나.
2023.05.03.
일어나서 꽤 놀랐다.
곰발바닥이 되어 있었다..
발가락도 퉁퉁 붓고 발등도 살짝 부어있었다.
피부색도 좀 붉어졌고 살짝 열감도 느껴졌다.
오늘은 회사 병원에 가봐야겠다.
출장 안내를 뒤적뒤적해서 병원 관련 내용을 찾았다.
오스틴에 있는 지사 건물에 메디컬 서비스 센터가 있다고 했다.
메일로 문의했더니 찾아봐서 보고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현장에서 40분 정도 걸려 지사로 향했다.
건물 로비에서 시큐리티에게 Medical Care Service라고 하니까 모른다.
이 사람들은 Nursing Service라고 하나보다.
마치 한국사람인 듯 생긴 남자 간호사 선생님이랑 파파할머니 간호사 선생님이 계셨다.
일요일쯤부터 물집 생겼고, 지금은 좀 더 심해졌고, 부었고, 열감도 있다 얘기를 했다.
한번 보더니 소독하고, 약 발라주고, 붕대 살짝 감아주었다.
러닝 하거나 하면서 상처가 났고,
거기를 통해서 감염이 된 것 같다고 한다.
전문용어라 약들 명칭을 몰라서 사전 검색해서 보여주며 얘기를 이어갔다.
나 항생제 몇 개 줄 수 있냐고, Antibiotics 먹을 수 있냐고 물었다.
그 약은 의사 보고 처방받아야 한다고 한다.
얘기하다 나 어디서 근무하는지 묻길래 테일러 현장사무실에 있다고 했다.
현장에도 얼마 전에 병원 트레일러가 생겼다고, 지사에 있는 줄 알고 오라고 메일 했다고, 내일은 현장 병원으로 꼭 가라고 한다.
혹시 좀 괜찮아져도 가야 하냐 물었더니 자기가 얘기해 놓을 테니 괜찮아지든 아니든 꼭 내일도 들르라고 한다.
미국 영화에서 보던 이미지의 파파할머니 간호사분이 여기 마스터인 것 같았다.
남자 선생님도 계속 할머니 선생님에게 이것저것 확인하고 물어보고 하더라.
처음부터 내 증상이랑 남자선생님이 해주는 치료과정 다 보면서 이것저것 얘기해 준다.
Epsom Salt라는 걸 사서 따뜻한 물로 30분씩 하루 세 번 족욕하라고 한다.
그리고 족욕할 때 쓰라고 작은 바스켓도 하나 주셨다.
처음 메일로 연락할 때도 그렇고,
증상 얘기하고, 소독하고, 처치하고, 다음 약속 잡아주고,
하는 일련의 과정 동안 남자선생님이 참 밝고 친절했다.
참 친절한 사람이라 느껴진다.
좋은 사람 만나면 기분이 참 좋아진다.
문득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 생각이 든다.
두 분께 감사합니다 하고 꾸벅 인사하고 나왔다.
일단 사무실로 먼저 돌아간다.
저녁 귀갓길에 Epsom Salt 사서 들어가야겠다.
그날저녁.
오늘 출장 와서 처음으로 저녁 회식이 있었다.
한국식당 가서 소고기, 돼지고기에 한잔 신나게 하는 시간.
나는 염증이랑 약 때문에 논알코올로 고기파티.
괜찮겠지 생각하고 그냥 집에 들어왔는데 아침보다 발이 훨씬 부어있다.
붉은기가 발등을 다 덮고 있고 열감이랑 붓기가 상당하다.
왼발이랑 비교해 보니 확연히 상태가 안 좋은 게 느껴진다.
힘줄이나 핏줄이 붓기에 다 묻혀서 보이지도 않는다.
Epsom Salt.
엡솜 솔트.
급하게 구글맵 검색해 보니 시간이 늦어서 주변 약국은 다 문 닫았다.
다행히 Walgreens라는 샵이 문을 열었길래 한 봉지 사서 들어왔다.
따뜻한 물 받아서 소금 한주먹 풀고 30분간 족욕하기.
그냥 느낌인지는 모르지만 족욕하고 나니 조금 괜찮아진 느낌이다.
소독약 바르고 내일은 좀 더 괜찮아지길 바라며 취침.
2023.05.04.
아침에 일어났는데,
조금 괜찮아진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족욕 한번 더 하고 출근한다.
어젠 걸을 땐 괜찮았는데,
오늘은 걸을 때 발가락 쪽이 살짝 아프다.
걸음 걷기가 불편해진다.
오늘은 현장에 병원 찾아가기.
가서 어제 이러저러했다 얘기했더니 얘기 들어서 알고 있다고 한다.
발 보고,
언제부터 그런 거냐, 가만있어도 아프냐, 누르면 아프냐, 누르면 아프냐 등등 여러 가지 물어보고,
소독하고, 약 발라주고,
열 재보더니 확실히 왼발보다는 열이 높다고 한다.
몸에서 열나는 건 정상이 아니니 나 지금 아픈 게 맞다고 한다.
오늘은 일단 바르는 약이랑 소염진통제 줄 테니 족욕하는 거 계속하면서 바르고 먹고 하라고 한다.
습하지 않게 유지해야 하니 너네 보스한테 얘기하고 사무실에선 슬리퍼 신고 있으란다.
의사 선생님이 월요일에 방문하니까 안 좋으면 월요일에 다시 찾아오고,
혹시나 그사이에 상태가 더 안 좋아지고 열이 오르면 꼭 응급병원이라도 찾아가서 진료받으라고 한다.
의사 만나면 더 강한 처치랑 항생제 처방 해줄 거니까 꼭 상태 잘 지켜보라고.
소독약이랑, 연고랑, 연고 바를 때 쓸 면봉 등등 여러 개 챙겨서 넣어준다.
여기 있는 선생님들도 참 친절하다.
감사합니다.
그날저녁.
족욕하고, 약 바르고, 소독하고, 사무실에선 신발 벗고 있었다.
열감이나 붓기는 어제랑 비슷하다.
다행히 더 커지거나 심해지지는 않았다.
다만 새끼발가락 부분은 좀 나아진 것 같은데,
작은 물집이 다른 발가락 쪽으로 몇 군데 퍼졌다.
걸음 걷기가 살짝 더 불편해졌다.
이래저래 신경 쓰고 관리해서 그런가 더 심해지지는 않은 것 같다.
깨끗이 씻고, 물집 터트리고, 소독하고, 족욕하고 취침.
물집은 그냥 두면 자연스레 없어진다고도 한다.
터트려서 빼내고 소독하는 게 조금 더 빨리 없어지고 좋다고도 한다.
알코올솜으로 손이랑 여기저기 깨끗이 소독하고 처리한다.
내일 일어나면 말짱해져 있기를 바라며.
맥주 먹고 싶다.
:(
2023.05.05.
오늘도 아침에 족욕하고 출근했다.
새끼발가락 쪽은 꽤 괜찮아진 것 같다.
하지만 물집이 다른 발가락 쪽으로 번졌다.
넷째 발가락이 누르면 좀 따끔따끔 느낌이 난다.
걸을 때도 눌리면 아픈 느낌이다.
좀 넓게 퍼져서 그런가 발 앞쪽이 걸을 때마다 아프다.
걸음걸이가 이제 확연히 불편함이 티가 난다.
겉보기에는 어제보다 확실히 괜찮아진 것 같고,
새끼발가락이랑 발등 부기도 확실히 빠진 것 같은데,
어째 다른 데가 살짝 안 좋아질까.
오늘도 깨끗이 씻고, 물집 터트리고, 소독하고, 족욕하고,
오늘은 좀 일찍 퇴근한 김에 도착해서 한번, 자기 전에 한번 족욕 두 타임.
얼른 괜찮아져라.
저녁에 시원한 맥주 한잔 못 먹는 것도 별로고,
며칠째 운동을 못하니 몸이 너무 찌뿌둥하다.
:(
2023.05.06.
오랜만에 찾아온 것 같은 휴일.
정말 푹 자고 일어났다.
물집 제거한 부분들이 조금은 꾸덕해져 있는 것 같다.
네 번째 발가락 살짝 아픈 느낌도 사라졌다.
부기도 꽤 많이 빠졌다.
팅팅부은 발 속에 숨겨져 있던 힘줄이랑 핏줄도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
이번 주말엔 근처 도시로 여행 다녀오려 했는데,
발 상태 때문에 그냥 숙소에서 푹 쉬기로 했다.
발 쉬게 하고, 습하지 않게 관리하면서, 때 되면 족욕도 하고,
부기도 많이 빠지고, 열감도 오르지 않고, 물집도 더 이상 안 보인다.
확실히 꽤나 괜찮아진 것 같은 느낌.
다음주 되면 걷기도, 러닝도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다음주말엔 여행도 다녀올 수 있겠지?
좋아,
괜찮아지고 있어.
:)
족욕이 생각보다 효과가 괜찮은 것 같다.
발이 다 나아도 운동하면서 족욕은 계속할까 싶다.
장 보러 마트 들렀을 때 Epsom Salt 한 봉지 더 사 왔다.
Walgreens보다 월마트가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
저번엔 급한 김에 사 왔지만, 앞으론 월마트 이용해야겠다.
2023.05.07.
조금 괜찮아지는 것 같다고 너무 안심했나 보다.
오랜만에 토요일이라 소염진통제도 안 먹고,
저녁에 와인도 한잔 하면서 혼자 파티를 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발에서 느껴지는 느낌이 살짝 이상했다.
둘째 셋째 그리고 새끼발가락까지,
어제보다 퉁퉁 부어있다.
물집도 조금 더 생겼다.
걸을 때 아프다.
발가락에 열감도 살짝 있다.
괜찮아지는 줄 알았는데 또 살짝 긴장이 된다.
새끼발가락에서 시작된 염증이 점점 옆으로 옮겨가는 느낌이다.
대체 뭐가 어찌 되어가는 건지.
내일 출근해서 병원동에 다시 찾아가 봐야 하나.
그날저녁.
발 상태가 확실히 좋지 않다.
둘째 셋째 발가락이 꽤 많이 부었다.
그냥 붓기만 한 게 아니라 정말 딴딴하게 부었다.
발가락 사이가 얼마나 부었는지 발가락이 벌어져서 V자를 만들고 있다.
발가락과 발등에서 열감도 느껴진다.
와인 때문인지,
아니면 그냥 옆으로 번지는 건지,
작은 물집이 옆 발가락 쪽으로 점점 퍼진다.
발바닥 부분도 잔뜩 부어서 딱딱하게 굳은 것처럼 느껴진다.
걸을 때마다 발바닥도 발가락도 잔뜩 당기는 느낌에 많이 불편하다.
조금 괜찮아졌다고 낫지도 않았는데 너무 쉽게 생각했나 보다.
내일 상태 봐서 아침 일찍 정말 병원에 들러봐야겠다.
밤새 좀 좋아지면 좋겠는데..
2023.05.08.
아침에 일어났는데 발 상태가 지금까지 중에 최악인 것 같다.
발 디딜 때마다 찌릿찌릿 시그널이 온다.
샤워하고 족욕하고 나니 조금 괜찮은가 싶어서 양말 신고 신발 신고 출근준비.
신발 신고 한 발짝 딛었는데,
'와.. 안 되겠다..'
생각이 바로 든다.
우선 현장 병원 들러서 한번 보이고 근처 병원에 들러봐야겠다.
하필 오른발이라 운전하기도 쉽지 않네.
ㅠ.ㅠ
미국에서 병원 가기.
현장 병원에서 바로 의사가 있고 처방을 받을 수 있는 Urgent Care로 가라고 한다.
차 타고 30여분 달려 현장 근처에 있는 곳으로 향했다.
꽤 오랜 기다림 끝에 주사 한방 맞고, 항생제 처방받아서, 옆에 월마트 약국 가서 약 타고, 사무실로 복귀.
미국 와서 병원도 가고 주사도 맞아보네.
그날저녁.
겉보기엔 붓기랑 열감은 아침이랑 비슷한 거 같아 보인다.
하지만 항생제의 힘인지 딱딱하게 굳어있던 느낌은 제법 사라졌다.
조금 붓기는 했지만 걸을 때도 불편함이 많이 줄었다.
짓무른 물집들도 조금 없어지거나 터져서 꾸덕하게 말라간다.
주사랑 처방약이 세긴 한가보다.
아침이랑 느낌이 확실히 다르다.
이대로 조심조심 약 잘 먹고 이번주엔 깨끗이 낫자.
이번주말엔 밖으로 좀 돌아다니게,
운동 못해서 몸도 찌뿌둥하고,
여기까지 와서 주말에 방에만 있어야겠니?
2023.05.10.
하루 네 번씩 꼬박꼬박 약 먹기.
아침저녁으로 두세 번씩 족욕하기.
소독하고 약 바르기.
붓기랑 열은 많이 좋아진 것 같다.
계속 붉어져있던 발 색깔도 많이 돌아왔다.
넷째랑 새끼발가락은 나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다.
둘째 셋째 발가락이 좀 부어있고,
사이에서 진물이 많이 흐른다.
물집이 큰 게 잡혀있는 듯하다.
발가락 사이사이는 물집 터진 상처들로 난리다.
내 몸에 들어온 병균의 마지막 발악이겠지.
얼른 싹 다 사라져라.
!
2023.05.13.
꼬박꼬박 약 먹고,
족욕도 계속하고,
약도 조금씩 바르고,
부기는 다 빠진 것 같고 열도 느껴지지 않는다.
걷거나 힘주면 느껴지던 불편함도 사라졌다.
더 이상 진물도 흐르지 않는다.
아직 발가락 사이사이 물집 터진 상처들로 난리이긴 하지만,
이제 거의 다 꾸덕하게 마르고 새살들이 올라온 게 보인다.
발 컨디션은 거의 95% 이상 돌아온 것 같다.
거의 2주를 걷기도 힘들어 고생했네.
운동도 못해서 몸 찌뿌둥 하고,
주말에도 어디 나가지도 못하고,
약 때문에 맥주 한잔 못하고.
이번주말까지만 잘 관리하고 쉬면 다음주에는 컨디션 100% 돌아올 듯.
운동도, 외출도, 퇴근 후 시원한 맥주 한잔도, 주말 나들이도,
이제 다시 시작이다.
I'm bac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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