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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내돈내산

메종 미하라 야스히로 블레이키

by 스몬 2026.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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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 주고 먹고 놀고 쓰고 느끼는 솔직한 감상문))

짝꿍은 운동화를 좋아한다.

우리 집 신발장과 옷방엔 운동화와 운동화 상자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내가 보기엔 운동화를 고르는 취향이 약간 독특하다.

 

짝꿍은 결혼하고 나서는 좋아하는 운동화를 잘 사지 않는다.

열심히 일하는 자신에게 선물 한 번씩 주라고 얘기해도 쉽게 지르질 못한다.

가끔 "이거 어때?" 하며 보여주면 고민하지 않고 사라고 한다.

나에게 보여줄 정도면 골라놓고 혼자 고민 많이 했다는 거다.

 

일본 여행 가는 형님네가 부탁할 거 없냐고 물어본다.

짝꿍이 뒤적뒤적하더니 "이거 어때? 커플로 할래?" 하고 묻는다.

처음 보는 스타일의 운동화가 새로 등장했다.

 

메종 미하라 야스히로 블레이키

Maison Mihara Yasuhiro Blakey

 

처음 보는 브랜드의 처음 보는 디자인이었다.

그런데 여기저기 찾아보니 꽤나 핫한 아이템인 듯하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가 상당하더라.

 

처음엔 얼핏 봤을 땐 그냥 평범한 스니커즈인 줄 알았다.

자세히 보니 평범함과는 꽤나 거리가 있는 디자인이었다.

평범한 듯 보이는 디자인 속에서의 파격인 듯하다.

 

한국에도 몇 군데 매장이 있는 것 같기는 했다.

다만 제품의 종류도 조금 적고, 가격도 현지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비싸다고 한다.

 

커플로 할래?라는 짝꿍의 제안은 정중히 조심스레 거절했다.

내가 워낙 왕발이 이다 보니 이런 디자인이 잘 안 어울리기도 하고, 

평소에 입고 다니는 옷들과 어울릴까 싶기도 했다.

 

언제나 즐거운 언박싱의 시간.

상자 안에는 운동화와 완충제가 곱게 포장되어 들어있었다.

 

박스가 보통의 운동화보단 좀 크네 싶더니, 

운동화 본품 주변으로 꽤 많은 완충제가 같이 들어있다.

 

운동화가 한 짝씩 부직포로 잘 포장되어 있다.

보통 종이 포장지로 박스에 들어있는데, 처음 보는 포장 방식이다.

 

운동화를 꺼내며 처음 들어본 걸로는 살짝 묵직하단 느낌이 든다.

지금까지 신어봤던 컨버스나 반스의 단화보다는 확실히 무게감이 있는 신발이다.

 

처음 봤을 때 운동화의 밑창 부분이 꽤나 두껍고 독특한 디자인이었는데, 

꺼내서 들어보니 그 디자인과 무게감이 실제로 느껴진다.

 

이 신발의 가장 핵심적인 특징이자 브랜드의 정체성은 하단부의 미드솔과 아웃솔이다.

일본의 디자이너인 미하라 야스히로는 컴퓨터 그래픽이나 정밀한 3D 모델링 대신,

자신이 직접 지점토를 손으로 빚어 찰흙 모형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고무창의 틀을 제작했다고 한다.

 

마치 한여름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고무가 녹아내린 듯,

혹은 정말 점토를 주물러 반죽해 놓은 듯 울퉁불퉁한 디자인이다.

 

유명한 스니커즈 중에 하나인 아디다스 슈퍼스타의 앞코 모양을 오마주 했지만,

일그러진듯한 디자인이 더해져 완전히 다른 디자인으로 다시 태어난다.

 

마치 규격화된 공산품이 아니라 하나하나 손으로 만든 수제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신발의 상단부 역시 평범하지 않은 디자인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흔히 우동끈이라고 불리는 두꺼운 신발 끈이었다.

 

일반적인 운동화 끈보다 2~3배는 두꺼워 보이는 이 왕끈은,

역시나 두툼하게 설계된 신발의 혀 부분과 어울려 발등 전체를 더 볼륨감 있게 해 준다.

 

소재와 마감 처리도 이 브랜드와 디자이너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거친 캔버스 소재로 이루어진 운동화의 윗부분은 누군가 오래 신었던듯한 빈티지 디자인을 추구한다고 한다.

 

미하라 야스히로 블레이키가 던지는 시각적 주제 '익숙한 것의 낯선 재구성'이라고 한다.

누구나 아는 클래식한 디자인의 원형을 뭉개고, 부풀리고, 왜곡시킴으로써 익숙함과 새로움의 조화를 보여준다.

 

굽이 높고 부피가 큰 실루엣 덕분에 통이 넓은 청바지나 카고 바지와 잘 어울린다.

바지 밑단이 발등을 살짝 덮었을 때 밖으로 삐져나오는 뭉툭한 조개 모양의 앞코와 두꺼운 끈, 울퉁불퉁한 밑창의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익숙한 것의 낯선 재구성을 보여주는 미하라 야스히로 블레이키는

단순히 신발이 아닌 하나의 패션 테마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다만 이 파격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조금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할 것 같다.

점토로 빚어낸듯한 통고무 아웃솔이 적용된 탓에 신발의 무게가 보통의 그것보다 꽤 무겁다.

그리고 단화라는 특성상 워킹화나 러닝화처럼 착화감이 편안하지는 않다고 한다.

 


나도 독특한 또는 파격적인 디자인을 참 좋아한다.

짝꿍의 이번 아이템은 나에게도 꽤 매력적인 첫인상을 남겼었다.

나도 함께 살까 말까 꽤나 고민했다.

 

다만 요즘 러닝에 즐거움을 느끼고도 있고, 

한편으론 발바닥이 좀 아파서 편한 운동화를 찾다 보니 함께하진 않았다.

 

짝꿍은 꽤 만족하며 예쁘게 잘 신고 다닌다.

짝꿍의 평소 패션과도 참 잘 어울린다.

 

짝꿍이 마음에 들어 하고 예쁘게 어울리니 나도 좋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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