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10.
두 달 만에 다시 MRI 촬영하러 병원에 다녀왔다.
지난 검사에서 나온 새로 보이는 그 몇 개.
부디 잘못 찍힌 것이거나, 방사선 치료 때문에 살짝 변한 것이길.
척수 전이가 아니길, 악성이 아니길, 최악의 경우가 아니길.
내 인생에 어느 때보다 긴 두 달이었다.
같이해준 짝꿍이랑 병원에서 MRI 찍고 귀가하는 길.
둘 다 애써 웃고 있지만, 그 속에 가득한 걱정이 느껴진다.
부디,
제발,
이번 한 번만..
2025.05.20.
하루 휴가를 냈다.
출근해서 앉아있어 봐야 아무것도 손에 잡힐 것 같지 않았다.
두 달 만에 다시 보는 담당 교수님.
MRI결과를 한참 지켜본다.
기나긴 잠깐의 침묵이 지나고,
”
그동안 몸이 이상하거나 아프거나 하진 않았나?
다행히 지난번에 새로 보이던 세 개 정도는 더 커지진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지난번에 안 보이던 두 개 정도가 새로 보인다.
당장은 크기가 너무 작아서 검사를 하기가 어렵다.
같은 이유로 방사선을 쓰면 주변의 정상 세포가 다친다.
척수 전이의 가능성이 있지만 척수검사를 하거나 치료를 하기는 어렵다.
내가 본 환자 중에 이런 경우는 없었다.
혹시라도 안 좋아진다면 학계에 보고해야 할 만큼 특이한 케이스다.
조금 자주, 계속 추적관찰 하는 수밖에 없다.
3개월 후에 다시 병원에 와라.
혹시 몸이 이상하거나 감각이 이상하거나 어떤 증상이라도 느껴지면 바로 병원 와야 한다.
“
지난번의 결과에서 크게 변한 건 없었다.
앞으로는, 혹은 당분간은 3개월에 한 번씩 병원에 들러야 한다.
뭔지 모를 마음으로 병원을 나서는 길.
어찌 이리 날씨는 좋은 건지.
애써 웃으며 서로를 달래고 있지만,
가슴 한구석에 커다란 돌덩이 하나가 얹힌 것 같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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