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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내돈내산

달잔 막걸리잔

by 스몬 2024.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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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 주고 먹고 놀고 쓰고 느끼는 솔직한 감상문))

언젠가 어디선가 짝꿍과 함께 들른 막걸리집이었다.

잔의 바닥이 한쪽으로 기울어있는 잔이 있었다.

 

뭐지? 했는데 막걸리를 따라 마시다 보니 잔의 모습이 보름달에서 반달, 초승달로 점점 변했다.

술잔 하나에서도 낭만을 느낄 수 있구나.

 

음풍농월(吟風弄月) 하던 옛사람들의 멋이 느껴졌다.

 

어느 날 짝꿍이 "찾았다!" 외치며 링크 하나를 보내줬다.

우리가 보았던 그 막걸리잔, 달잔 이었다.

 

"

한 잔 술을 채우면 덩달아 달도 차고

한 잔 술을 기울이면 덩달아 달도 기우는데

달 하나 벗 삼아 완월장취(玩月長醉) 하련다.

"

 

고민 없이 주문한 달잔.

며칠 후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막걸리 한 병과 함께 일찍 귀가했다.

 

한 상자에 잔 두 개가 세트다.

우리 거 한 세트, 선물할 거 한 세트 주문했다.

 

달이 아름다운 한잔을 함께 할 누군가에게 선물해야지.

 

달잔 막걸리잔.

만드는 곳은 한 군데뿐인 것 같다.

판매 사이트에는 세 가지 색상이 소개되어 있었지만 구매가능한 건 검은색 한 가지였다.

검은색 찾고 있었는데, 딱 좋아.

 

잔은 도자기 잔이다.

짠~ 할 때 맑은 소리가 나서 좋다.

플라스틱이나 양은잔보다 살짝 묵직한 것도 좋다.

 

맛있는 모듬전 한 세트 배달시키고 막걸리 한잔을 따른다.

술잔에 둥실 보름달이 떠오른다.

 

맛있는 술을 멋있는 잔에 따라 마시니 맛이 더 좋은 것 같다.

한 모금 마시고 나니 달이 조금씩 기울기 시작한다.

 

한 모금 더 마시니 달이 반으로 기울었다.

 

반이나 남은 건가? 반밖에 안 남은 건가?

이런 쓸데없는 생각도 해본다.

 

음식이 맛있어서 한잔,

짝꿍과의 시간이 즐거워 한잔,

차고 기우는 달의 낭만을 즐기며 또한 잔,

즐겁구나.

 

 

매일 이렇게 즐거우면 얼마나 좋을까.

 

언젠가 짝꿍과 함께,

고즈넉하니 예쁜 동네에서,

음풍농월 하며,

만월장취 하며,

즐겁고 여유로운 삶을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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