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07.
나는 강남에서 교육이 있었다.
짝꿍은 근처로 외근 갔다가 강남으로 왔다.
간만에 밖에서 만났으니 맛있는 저녁 먹고 들어가기로 했다.
얼마 전부터 먹고 싶던 냉동삼겹살집을 찾았다.
꽤 여러 가게 중에 고민하다 선택한 곳.
춘자야.
20여 년 전 재수학원을 강남역으로 다녔다.
모의고사 보는 날이 회식하는 날이었고,
그때 즐겨 찾던 강남 메인거리 뒷블럭,
고깃집이 모여있던 거리.
그때의 가게들은 없지만 그 거리는 여전히 고깃집으로 가득 차 있었다.
가게 입구에 자리 잡고 있던 고양이.
가게에서 키우는 아이는 아니라고 한다.
매일 찾아오길래 한두 번 먹을 걸 줬더니 가게 앞쪽에 눌러앉았다고 한다.
옆으로 사람들이 지나다녀도 꼼짝도 하지 않는다.
먹을 걸로 유혹해도 쳐다도 안 본다.
동그란 쟁반에 기본 세팅이 나온다.
오랜만에 보는 동그란 금속 쟁반이다.
쌈야채랑 김치, 콩나물, 파무침, 양파장아찌 등등.
꽤 다양한 반찬들이 각각의 매력이 있다.
저녁시간보다 꽤 일찍 왔는데도 먼저 와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제 여름이 막바지라 그런가 바깥바람이 조금은 시원하게 느껴진다.
가게 안쪽보단 바람이 느껴지는 바깥쪽 자리에 앉았다.
오늘의 메인메뉴 냉동삼겹살이 나왔다.
구울 때 오래된 냄새가 나거나 퍽퍽해지지 않는다.
신선하고 쫄깃하니 맛있다.
김치랑 파무침, 콩나물, 고사리는 같이 올려서 구워 먹는다.
특히 구워 먹는 고사리가 정말 맛있다.
시원하게 소맥도 한잔씩 한다.
완벽한 조합이다.
구수한 된장찌개.
역시 된장찌개는 고깃집에서 먹는 게 제일 맛있는 거 같아.
계란찜도 하나 주문했다.
다른 곳과는 약간 다른 스타일의 계란찜이다.
여러 가지 야채나 양념 없이 순수한 계란찜 위에 치즈를 한 장 얹어준다.
엄청나게 부드러운 느낌에 치즈의 고소함이 더해진 맛이다.
먹어본 중에 순위권에 드는 맛있는 계란찜이다.
금방 다 먹고 하나 더 시켜 먹었다.
전 국민의 후식메뉴 볶음밥.
역시 고기 먹고 볶음밥이 빠지면 서운하지.
고양이가 어느새 건물 입구 한가운데 자리 잡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만지거나 불러도 꿈쩍도 안 한다.
길 한가운데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는 것 같다.
보통이랑은 좀 다른 독특한 녀석인듯하다.
오랜만에 맛있게 먹은 냉동삼겹살이었다.
신선하고 쫄깃한 고기와, 함께 구워 먹는 고사리가 맛있었다.
부드럽고 고소한 계란찜은 정말 일품이었다.
다시 강남 갈 일 있으면 한 번쯤 생각날 것 같은 곳이다.
엊그제 짝꿍이랑 집에서 TV를 보고 있었다.
나혼자 산다 프로그램에 바이올리니스트 대니구 편이 방송되었다.
긴 하루를 마무리하며 강남역에서 맛있는 냉삼에 소주 한잔 하는 장면이 나온다.
보자마자 짝꿍과 함께 "어?!?" 하고 놀랐다.
우리가 갔던 그 냉삼집이었다.
우리가 갔던 곳을 이렇게 보게 되니 새롭고 반갑네.
먹으러 한번 더 들러봐야겠다.
방송 나왔으니 당분간은 사람 많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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