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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0.
한동안 머리가 엄청나게 빠졌다.
아침에 일어나면 베개에 잔뜩 붙어있던 머리카락들.
샤워하고 난 바닥에, 앉아있던 소파에, 그냥 지나온 바닥에도 보이던 머리카락들.
이제는 많이 빠지지 않는 것 같다.
베개에 묻어나는 것도 없어졌다.
빠질 만큼 다 빠졌나 보다.
그리고 레고머리가 완성되었다.
어쩜 앞머리부터 정확하게 선이 딱 맞는다.
레고 사람인형 머리랑 똑같이 생겼다.
방사선 쬐는 부분만 정확하게 싹 빠졌다.
잔머리가 조금 남긴 했지만 만져보면 맨질맨질해졌다.
아래쪽에 살아남은 머리가 보기에 좀 웃긴다.
모자챙 뒤로 돌려서 쓰면 빠진 부분은 가려지고 아래 머리가 있으니 머리 빠진 게 살짝 숨겨지긴 한다.
의사 선생님께 물어보고 밀어야겠다 생각했다.
방사선치료 시작할 때 머리 자르면 위치 바뀌니까 함부로 자르지 말라고 했다.
물론 별거 아니겠지만, 그래도 다음 진료 시간에 물어보고 밀어야겠다.
머리 빠진 곳을 만져보면 맨질맨질하다.
문득 한 번씩 '이 상태로 머리가 안 나면 어쩌지?' 생각이 들어 흠칫한다.
이 동네의 레고맨으로 다시 태어나는 건가?
남은 치료 잘 끝내고 맘 편히 기다려보자.
이제 몇 번 안 남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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