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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투병 & 회복기

방사선 치료 22일차 : 레고머리가 되었다

by 스몬 2023.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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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0.

한동안 머리가 엄청나게 빠졌다.

아침에 일어나면 베개에 잔뜩 붙어있던 머리카락들.

샤워하고 난 바닥에, 앉아있던 소파에, 그냥 지나온 바닥에도 보이던 머리카락들.

 

이제는 많이 빠지지 않는 것 같다.

베개에 묻어나는 것도 없어졌다.

빠질 만큼 다 빠졌나 보다.

 

그리고 레고머리가 완성되었다.

 

어쩜 앞머리부터 정확하게 선이 딱 맞는다.

레고 사람인형 머리랑 똑같이 생겼다.

 

방사선 쬐는 부분만 정확하게 싹 빠졌다.

잔머리가 조금 남긴 했지만 만져보면 맨질맨질해졌다.

 

아래쪽에 살아남은 머리가 보기에 좀 웃긴다.

모자챙 뒤로 돌려서 쓰면 빠진 부분은 가려지고 아래 머리가 있으니 머리 빠진 게 살짝 숨겨지긴 한다.

의사 선생님께 물어보고 밀어야겠다 생각했다.

방사선치료 시작할 때 머리 자르면 위치 바뀌니까 함부로 자르지 말라고 했다.

물론 별거 아니겠지만, 그래도 다음 진료 시간에 물어보고 밀어야겠다.

 

머리 빠진 곳을 만져보면 맨질맨질하다.

문득 한 번씩 '이 상태로 머리가 안 나면 어쩌지?' 생각이 들어 흠칫한다.

이 동네의 레고맨으로 다시 태어나는 건가?

 

남은 치료 잘 끝내고 맘 편히 기다려보자.

이제 몇 번 안 남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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