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투병 & 회복기

수술 후 처음 엄마 만난날

by 스몬 2023. 2. 18.
반응형

2022.05.06.

며칠 전 짝꿍이 대뜸 한 얘기.

"주말에 본가 가서 저녁 먹고 오자"

이제 움직일만하니 슬슬 돌아다녀 봐야겠다.

 

내일모레면 어버이날이다.

가는 길에 꽃집에 들러 카네이션 바구니도 하나 샀다.

 

집에 들어가 얼굴 보자마자 엄마는 펑펑 울기만 하신다.

코로나 시국이라 병원 처음 들어가는 순간부터 외부와는 차단되어 지냈다.

수술하고 입원하고 한 번도 보질 못했으니 마음고생이 엄청 많았나 보다.

'보다'가 아니고 그랬다.

 

수술 직후에 확진돼서 두통에 열에 그렇게 날 괴롭히더니.

이놈의 코로나가 참 이래저래 여러 사람 힘들게 하는구나.

 

나도 당황하고 짝꿍도 당황하고.

당황해서 멀뚱 서있는데 짝꿍이 옆에서 눈빛으로 야단치는 게 들린다.

'눈치 없는 아들아. 그러고 있으면 어쩌냐. 한번 꼭 안아드려라. 에휴....'

 

한동안 토닥토닥하면서 겨우 진정하고 거실에 앉았다.

수술얘기, 건강얘기, 짧았지만 엄청 길었던 그동안의 얘기로 한참을 앉아있었다.

 

아빠는 다른 일정이 변경이 안 돼서 밖에 계신다고 했다.

전화했더니 같이 있지 못하는 아쉬움이 목소리에 묻어난다.

너무 급 일정을 잡고 내려오긴 했다.

 

제육볶음, 생선구이, 된장찌개, 전복구이, 김치들, 나물들,

오랜만에 먹어보는 엄마표 집밥이다.

어째 먹고 싶던 음식들을 다 해놓으셨다.

 

정말 배부르게 밥 잘 먹고,

거실에 앉아 커피 한잔씩 하면서 한참을 얘기하고,

그동안의 아쉬움을 달래기엔 시간이 부족하기만 하구나.

 

 

그동안 마음고생 많으셨네.

오랜만에 정말 반가웠어요.

반가운 엄마표 집밥 정말 맛있고 배부르게 잘 먹었어요.

아들 수술도 잘 끝내고 회복도 잘하고 있으니 걱정 말아요.

조만간 다 같이 저녁 먹어요.

사랑해요.

:)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