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2
집밥이 먹고 싶었다.
별다른 특별한 스페셜 메뉴 없는,
하루를 마무리하고 집에 가면 만날 수 있는 맛있는 밑반찬과 따끈한 밥.
주변의 가정식 백반집을 찾았다.
다만 한 가지, 메뉴들 나오는 속도가 꽤 느리다.
주문하면 한 번에 반찬 쫙 나오고, 조금 있다 메인요리 나오는 보통의 식당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나오는 거 하나씩 집어먹었으면 다 맛보지도 못하고 나와야 할 수도 있다.
맛은 괜찮지만 이건 우리랑 좀 안 맞는 포인트였다.
항아리식당.
서초 남부터미널역 골목 안에 있는 꽤나 오래된 노포다.
이름에 걸맞게 가게 앞에는 항아리들이 잔뜩 있었다.
가게 안은 좀 복잡복잡하다.
테이블 하나는 주인할아버지의 자리다.
할머니가 주방에서 요리를 하시고,
할아버지가 주문받고 서빙하는 시스템이다.
먼저 와있는 손님도 한분 있었다.
할아버지랑 얼굴 아는 지인 혹은 단골인 것 같다.
메뉴는 딱 하나.
시골밥상.
들어가서 앉으면 딱히 주문도 필요 없다.
할아버지가 주방의 할머니에게 몇명오셨어 하면 끝.
연예인들도 몇 다녀갔다보다.
가게 한쪽 벽엔 사진이 여러 장 붙어있다.
자리에 앉으면 할아버지가 하나둘씩 음식들을 가져다준다.
싱싱해 보이는 상추와 맛있어 보이는 장.
그리고 이 장으로 무친 거 같은 나물무침.
옆자리 아저씨가 슬쩍 말을 건넨다.
여기는 메뉴 나오는 속도가 격하게 느리니 천천히 먹어야 한단다.
나오는 거 하나둘씩 집어먹으면 마지막 메뉴 보지도 못하고 다 먹는다고.
어딘가의 블로그 후기에서도 봤던 얘기였다.
그리고 사실이었다.
내가 참 좋아라 하는 알감자조림.
우리 둘 다 좋아하는 계란프라이.
주방에서 할머니가 하나하나 음식을 담아 올려주신다.
할아버지가 하나씩 하나씩 테이블로 가져다주신다.
기본 반찬들은 냉장고나 반찬통에서 꺼내 주시고,
따뜻한 음식들은 주문하면 요리를 해서 주신다.
아삭한 김치랑 새콤달콤 오이무침도 나온다.
집에서 담근 것 같은 맛있는 배추김치는 가정식백반 기본템이자 가장 중요한 반찬이지.
나는 오이를 참 좋아한다.
그냥 썰어서 쌈장에 찍어먹어도 맛있고,
맛있게 양념한 오이무침도 좋고,
더울 때 오이냉국 만들어먹기도 하고,
오이소박이도 좋아한다.
갓 만든 고등어조림도 나온다.
부드러운 고등어 살 사이로 양념이 맛있게 배어있다.
그리고 푹 잘 익은 무가 참 달짝지근 맛있다.
마지막으로 나온 반찬 제육볶음.
어딜 가나 한식 나올 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반찬이다.
쫄깃한 고기에 매콤 달콤 양념이 잘 배어있다.
역시 내가 참 좋아하는 메뉴다.
뜨끈뜨끈한 밥과 국이 나온다.
검은 쌀이 조금 섞여있는 잡곡밥이다.
나오자마자 싱싱한 상추에 쌈장 살짝 넣어 한입 먹는다.
언젠가부터 맨밥에 상추쌈 해 먹는 게 은근히 맛있게 느껴진다.
따끈한 밥은 어떤 반찬이랑도 참 잘 어울린다.
내가 좋아하는 뜨끈한 국물이다.
한 모금 크게 마시면 속을 확 풀어주는 느낌이다.
맛있고 건강한 가정식백반 한 끼였다.
주방에 있는 할머니가 정말 바로바로 만들어서 내어주는 갓 지은 음식들.
음식 하나하나 맛있게 잘 먹었다.
옆자리 아저씨의 말이 맞았다.
메뉴들 나오는 속도가 꽤 느리다.
주문하면 한 번에 반찬 쫙 나오고, 조금 있다 메인요리 나오는 보통의 식당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나오는 거 하나씩 집어먹었으면 다 맛보지도 못하고 식사 끝났을 듯.
밥집에서 반찬을 많이 먹는 내 스타일이랑은 살짝 안 맞는 것도 같다.
반찬 다 먹고 이거 더 주세요 하기가 좀 애매하더라.
맛은 괜찮지만 이건 우리랑 좀 안 맞는 식당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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