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7.
짝꿍이랑 자격증 시험 보는 날이다.
내가 조금 먼저 마치고 나와 근처 여기저기 검색을 시작했다.
같이 나온 김에 맛있는 점심을 먹고 들어가고 싶었다.
배달음식 느낌 안나는 가정식 백반으로.
하루밥상.
창신동 동묘앞역 메인도로에서 한 블록뒤,
골목길 안쪽에 위치하고 있는 한식 백반집이다.
작은 가게인데 다녀간 사람들의 리뷰가 꽤 많았다.
우리가 항상 찾는 동네맛집의 기운이 느껴졌다.
정말 아담한 가게 안에는 테이블도 네 개가 전부였다.
나름 오픈시간 막 지나 찾아갔는데 이미 다른 손님들이 두 팀 먼저 자리 잡고 있었다.
장사가 잘 돼서 다른 공간도 조그맣게 만들어 운영 중이라고 한다.
메뉴는 꽤 다양하다.
생선구이랑 찌개 여러 가지.
그리고 반찬과 안주 사이의 여러 가지 메뉴들.
우리는 고등어구이하나, 청국장하나, 두부제육조림하나 주문했다.
둘이 하나씩 뭘 먹을지 고민하다, 먹고 싶은 거 다 먹기로.
고민은 주문을 늦출 뿐.
주문하자마자 밖에서 생선구이 조리가 시작된다.
사장님이 생선 올려놓고 잠깐 다른 일 하는 사이 사진 한 장.
커다란 고등어 한 마리가 통째로 불판 위에 올라간다.
지글지글 소리와 함께 맛있는 생선구이 냄새가 솔솔 풍겨온다.
주방 옆에는 반찬들이 세팅되어 있다.
백반집답게 반찬은 여러 종류 다양하다.
그날그날 계절과 재료에 따라 메뉴는 달라진다.
처음 한 번은 사장님이 반찬 세팅해 주신다.
그 뒤에는 셀프로 조금씩 가져다 먹어도 된다.
테이블에 반찬들이 먼저 세팅된다.
하나씩 조금씩 맛을 본다.
깔끔하게 맛있는 정말 집반찬 느낌이다.
다른 메뉴 없이 그냥 밥만 시켜서 먹어도 맛있을 거 같은 느낌.
국도 날마다 다르다고 한다.
오늘은 소고기미역국.
내가 미역국 참 좋아하는 거 어찌 아셨지?
막걸리도 한통 시켰다.
시험 보느라 수고한 우리 둘을 스스로 치하하는 의미로.
달달한 막걸리가 반찬들이랑 잘 어울린다.
기본 반찬에 한통 거의 다 비운 듯.
노릇노릇 맛있게 구워진 고등어구이가 나왔다.
커다란 접시를 훌쩍 넘어가는 한 마리가 통째로 나온다.
전에 어디선가 실망했던 생선구이처럼 미리 구워놨다가 살짝 데워주는 것이 아니다.
속까지 따뜻하게 구워진 맛있는 고등어가 나온다.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하게 구워진 고등어 살을 크게 한점 떼어 고추냉이 간장에 살짝 찍어 먹는다.
통통한 살이 오른 고등어가 짭짤하게 간이 잘 되어있다.
한쪽에 붙어있는 뼈를 쭉 떼서 톡톡톡 살을 발라 먹는다.
역시 고등어는 뼈에 붙어있는 살이 제대로다.
맛있는 생선구이 오랜만이야.
두부제육조림이 나왔다.
내가 좋아하는 제육볶음.
내가 좋아하는 두부.
내가 좋아하는 뚝배기에 바글바글.
기가 막힌 메뉴군.
청국장도 나왔다.
뚝배기에 바글바글 끓는 청국장은 보기만 해도 맛있다.
한 숟갈 가득 떠서 입에 넣으면 구수한 향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집에 가는 길에 우연히 찾은 동네 가정식 백반집.
생선구이도, 제육두부조림도, 청국장도,
그리고 기본으로 나오는 반찬들도 정말 맛있었다.
다음에 동묘에서 밥생각날 때 다시 찾고 싶은 맛집이다.
우리 집 앞에 있었으면 퇴근길에 엄청 자주 들렀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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