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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헌혈 : ABO아형

by 스몬 2023.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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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 

학교 다닐 때부터 회사생활 초반까지 몇 년간 주기적으로 헌혈을 했다.
그러던 2012년, 헌혈의 집 선생님이 옆에 오더니 물으신다.
"본인 혈액형 B형 맞으세요?"
무슨 소린가 했다.


혈액검사 하는 걸 오래 두고 보니 A 쪽에 약하게 반응이 있다고 한다.
혈액원에서 DNA 검사까지 해준다고 한다.

20년 넘게 B형으로 아무 이상 없이 잘살았는데요?


그리고 기다려서 받은 결과.  
나는 ABO 아형이다.
B형으로 28년을 살았는데 혈액형이 바뀌었다.
AB형이란다.
그것도 ABO아형으로 ABBBB 정도 되는 AB형이다.

이게 대체 난생처음 들어보는데 무슨 소린가 해서 혈액원에 문의 메일도 보냈다.

유전적인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질환이 아니라서 일상생활은 별 지장 없을 거라 한다.
그럴 일은 없어야겠지만 수혈받으면 AB형이라고 한다.

그리고 전혈헌혈은 불가하다.

놀란 가슴 부여안고 엄마한테 전화를 했다.
아들 근 30년 만에 혈액형이 바뀌었다고.
엄마가 웃으며 얘기한다.
“네 아빠도 그래. 호호호”
아니 그런 게 있었으면 말을 해줬어야지.
세상에.. 참.. 정말..

 

 


 

 

2023.03.02. 


그래서 나는 혈장헌혈을 한다.

아니 혈장헌혈밖에 못한다.

 

혈장헌혈은 준비부터 휴식까지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다.
전혈 헌혈보다 두세 배의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한동안 헌혈을 안 하다 오늘 정말 오랜만에 다시 시작했다.

그래도 굳이굳이 헌혈하는 이유는.
헌혈증이 있으면 헌혈증 개수만큼 수혈을 받을 수 있다.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내가 주변사람들을 도와줄 수도 있고.

언젠가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
그것에 보답하는 의미로, 언젠간 나도 도와줄 수 있을 거란 생각으로 헌혈한다.

한동안 쉬었지만 다시 꾸준히 해야겠다.

 

물론,

도와줄 일도

도움받을 일도

평생 없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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