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15. ~ 16.
아침 일찍 준비를 하고 짐 싸서 택시 타고 병원으로 출발.
병원에 일찍 도착해서 PCR 검사하고 결과 나올 때까지 대기한다.
병실에 입원할때까지의 정확한 기억이 없다.
약 때문인지, 아니면 고통 때문인지,
정신 차리니 6인실 침대에 누워있었다.
15일과 16일 병원에서의 기억도 부분부분밖에 나질 않는다.
병원에 왔다는 무서움과 안도감의 결과였을까?
아니면 수술하기로 결정하니 증상들이 막 나타나는 걸까?
꽤 심한 고통이 계속 찾아오고, 그러다 심하면 약 맞고 잠들고.
그래서인지 중간중간 있는 기억도 영상같이 쭉 이어지는게 아니라,
사진 찍힌 걸 보는 듯이 장면장면밖에 없다.
그나마도 수술 끝나고 짝꿍이 하나 둘 얘기해줘 기억이 난다.
입원하면서 교수님 면담했다.
MRI찍은거 같이 보면서 "여기가 종양이고 이것 때문에 다른 데가 어떻게 영향을 받았고.." 등등 설명을 해주시는데..
종양이 다른 뇌를 압박하면서 머리가 아프고, 뇌수가 흘러야 하는 것도 방해하고 있다고 했다.
내가 봐도 종양이 정말 크더라.
짝꿍이랑 둘이 보면서
'어떻게 저만한게 저기 있을까'
'왜 저만큼 될 때까지 증상도 없고 몰랐을까'
생각했다.
짝꿍은 내가 그동안 엄청 힘들었겠다며,
수술 잘하고 괜찮아질거라고 토닥토닥해준다.
병실에 있으면서도 뭐 검사 다니고, 찍으러 다니고 계속했다.
난 계속 아프다고 하는데, 검사는 받아야 하고, 이리저리 이동까지 해야 하니..
짝꿍이 진짜 고생 엄청 했다..
16일 오전엔 혈관조영술이라는것도 했다.
사타구니 있는 곳에 큰 혈관으로 장치를 넣어서 뇌까지 사진을 찍는 거라고 했다.
이런게 있는지도 몰랐는데, 혈관을 타고 몸속을 이리저리 다닌다는게 조금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신기했다.
중간에 머리도 깎으러 다녀왔다.
병원 지하에 미용실이 있더라.
짝꿍이 신경 써서 커트에 두피케어까지 했는데, 머리 숙이고 케어 받기가 힘들어 중간에 중지..
지금 생각하면 그 두피케어 다시 받고 싶다.
수술 전날 저녁에 마지막 MRI 촬영을 했다.
너무 힘들어 이송 신청해서 침대를 타고 다녀왔다.
머리에 그 양파망 비슷한걸 씌우고 찍었다.
수술하기 위한 위치를 정확히 잡는거라고 한다.
이번엔 조영제 관련해서 미리 처치를 해서 토하거나 하진 않았다.
기도라는걸 했다.
하느님이든 부처님이든 알라신이든,
"
듣고 있죠?
대체 나한테 왜이래요?
이제 결혼한지 100일도 안됐는데..
제2의 인생 시작 치곤 너무 격한거 아닌가요?
부디 내일 모여서, 수술 깔끔하게 잘 되게 신경좀 써주세요.
나~ 중에 즐겁게 만나야죠.
그리고 우리 짝꿍좀 잘 챙겨주세요.
"
솔직히 좀 무서웠다.
다른데도 아니고 뇌 수술.
그것도 머리를 열고 하는 수술.
불행중 다행으로(?) 수막에만 있는 종양이긴 하지만,
잠깐 찾아본 TV와 인터넷에 워낙 이런저런 얘기들이 많아서.
부디 후유증 없이, 부작용 없이, 깔끔하게 끝나길 바라며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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