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엔 우리 부모님 연배의 어르신부부 두 분이 사신다.
처음 이사오던 날 손편지와 함께 작은 선물을 옆, 위, 아래 다섯 집 문 앞에 두었었다.
그리고 다음날이었나, 옆집 아주머니께서 휴지 한팩을 들고 벨을 누르셨다.
이웃이 된 선물이라고 주시며 반갑다고 잘 지내보자고 하셨다.
우리 인사에 답을 준 유일한 이웃이었다.
출퇴근시간이 다르다 보니 자주 마주치진 못했다.
그래도 가끔 마주치면 참 반갑게 인사해 주셨다.
언젠가 직접 담근 김치도 나눠주시고,
우리도 작은 선물로 감사함을 전하고,
가끔 한 번씩 인사하며 마음 전하며 지내고 있었다.
며칠 전 출근하는데 문 앞에 작은 봉지가 하나 있었다.
"홍천에서 따온 것이니 드셔보세요. 렌즈에 8분 돌려드세요 껍질 그대로요"
쓰여있는 손편지와 함께 딱 보기에도 크고 싱싱한 옥수수가 들어있었다.
당장 먹고 싶었지만 냉장고에 넣어놓고 일단 출근했다.
짝꿍이 퇴근하고 들어와 옥수수 손질을 시작했다.
갓 따온 옥수수라 그런지 껍질도 수염도 싱싱하게 살아있다.
옥수수알들이 정말 탱글탱글하고 윤기가 좌르르 흐른다.
알려주신 대로 조리해서 짝꿍과 맛있게 먹었다.
통통하고 쫀득한 식감에 아무것도 안 넣어도 달달하니 정말 맛있다.
더 구할 수 있으면 돈 내고 사 오고 싶은 정도로 맛있었다.
짝꿍과 둘이 정말 순식간에 다 먹었다.
얼마 전 롬복에서 먹었던 것보다 훨씬 맛있다.
옆집 두 분 어르신이 직접 농사를 지으신다고 한다.
신선하고 맛있는 옥수수를 나눠주셔서 감사하다.
우리도 조그만 마음 준비해서 인사 한번 드려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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