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A (The Museum of Modern Art, 뉴욕 현대 미술관)
2024.07.11.
아침 일찍부터 맨해튼 거리를 구경하고 돌아다녔다.
해가 조금씩 강해지기 시작하니 밖에서 돌아다니기는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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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오면 가보고 싶던 짝꿍과 나의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
MoMa(The Museum of Modern Art), 뉴욕현대미술관으로 향했다.
우리 호텔과 멀지 않은 맨해튼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었다.
높은 빌딩숲을 지나다 보면 저 멀리 MoMA라는 간판이 눈에 띈다.
거리의 다른 곳과 다르게 뉴욕현대미술관 앞은 사람들로 분주했다.
밖에서 모르고 봤을 땐 그냥 조금 세련된 오피스 빌딩인하 싶은 디자인이었다.
안에 들어가면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대기줄도 거의 없고, 사람들도 기다림 없이 입장하고 있었다.
오늘은 사람이 별로 없나? 우리가 타이밍을 잘 맞춰온 건가? 생각했다.
안에 들어가 보니 박물관 안에는 꽤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날이 더워 그런가, 다들 우리처럼 실내로 들어왔군.
우리 회사 직원이면 뉴욕현대미술관에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뉴욕까지 와야만 쓸 수 있는 회사의 복지인가?
찾아보니 우리회사 말고도 제휴되어 있는 곳이 꽤 되는 것 같다.
티켓을 받고 로비에 앉아서 잠시 몸을 식힌다.
시원한 커피 한잔하고 싶었는데 카페까지 왔다 갔다 좀 번거로운 동선인 듯.
잠시 에너지 충전하고 미술과 구경에 나서기로 했다.
파블로 피카소의 거울 앞의 소녀(Girl Before a Mirror)
1932년에 제작된 작품으로 연인이었던 마리 테레즈 발터(Marie-Thérèse Walter)를 모델로 그렸다.
왼쪽의 여인은 밝고 명랑한 모습이지만, 거울 속의 여인은 어둡고 해골 같은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이는 내면과 외면, 삶과 죽음, 젊음과 노년 등 이중성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야수파와 입체파의 영향이 혼합된 양식으로, 강렬하고 대비되는 색상과 분할된 면들이 특징이다.
거울은 자아 성찰, 시간의 흐름, 그리고 진실을 비추는 매개체로 사용된다고 한다.
말로만 듣던 피카소의 작품을 실제로 만나다니 감회가 새롭다.
유명한 작가나 작품 앞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그림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고,
가만히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도 있고,
두런두런 감상을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고,
즐기는 방법은 다들 다르지만 얼굴엔 서로 다른 감동이 비친다.
피트 몬드리안의 콤포지션(Composition)
보통 빨강, 파랑, 그리고 노랑의 구성 (Composition with Red, Blue, and Yellow)이라고 불리는 작가의 연작 중 하나의 작품으로, 기하학적 추상 미술의 한 형태인 신조형주의(De Stijl)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수직선과 수평선, 그리고 검정, 흰색, 빨강, 노랑, 파랑의 세 가지 기본 색상만을 사용하여 구성되어 있다.
자연이나 현실 세계의 대상을 재현하지 않고, 선과 색, 면이라는 순수한 조형 요소만으로 이루어져 있다.
비대칭적인 구성 속에서 완벽한 균형과 조화를 추구하는 몬드리안의 예술 철학이 담겨 있다고 한다.
회사 건물 외벽을 장식하고 있는 익숙한 작품이다.
반갑기도 하고, 별로기도 하고, 그렇구먼.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The Starry Night)
반 고흐가 프랑스 생레미 드 프로방스에 있는 정신병원에서 요양하는 그린 작품이다.
병실 창밖으로 보이는 밤하늘의 풍경을 상상과 결합하여 그렸으며, 강렬한 소용돌이 모양의 별과 달,
그리고 마치 불꽃처럼 하늘로 솟아오르는 사이프러스 나무가 특징이다.
아래쪽에는 평화로운 마을 풍경이 묘사되어 밤하늘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대비를 이룬다.
반 고흐의 대표작 중 하나로, 그의 독특한 화풍과 감정을 잘 보여주는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감상하고 있는 작품이 있었다.
유명한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이었다.
TV나 인터넷에서만 보던 작품을 실제로 만났다.
작가만의 특징적인 그림 스타일이 느껴진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희망 II(Hope, II)
임신한 여성이 눈을 감고 기도하는 듯한 모습을 묘사한 작품이다.
풍요롭고 화려한 패턴의 옷 아래에는 태아의 운명을 애도하는 듯한 세 명의 여인이 웅크리고 있다.
임산부의 배 위에는 해골이 그려져 있어 생명과 죽음, 그리고 희망을 함께 표현하고 있다.\
클림트의 키스 라는 작품을 몇 번 보았고, 좋아하는 작품 중에 하나였다.
이곳에서 본 희망 II 라는 작품도 키스와 화풍이 비슷한 것 같았다.
미술관의 작품들을 보고 있자니 작가들의 화풍을 조금씩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말로만 듣던 작가들의 TV에서만 보던 작품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유명한 작가나 작품뿐만 아니라 모든 작품들이 하나하나 아름답고 느낌 있다.
하나하나 작품마다 사람들의 시선과 발길을 잡는 매력이 있다.
그림 사진을 찍는 사람들,
가만히 조용히 그림을 감사하는 사람들,
두런두런 서로의 감상을 얘기하는 사람들,
사람들 모두가 각자의 방법으로 아름다운 작품들에 대한 감상을 즐기고 있다.
짝꿍과 나도 여러 그림과 전시들 작품 앞에서 감상을 즐겼다.
클로드 모네의 수련(Water Lilies)
모네의 대표작이자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거대한 연작이다.
1890년대 후반부터 그가 사망한 1926년까지 약 30년간 작업을 했다.
프랑스 지베르니에 있는 모네의 정원 연못에 핀 수련을 그린 작품들로,
빛의 변화와 연못에 비친 하늘의 모습을 순간적으로 포착하는 데 집중했다.
하나의 작품이 아니라 250여 점에 달하는 방대한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다.
인상주의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붓 터치를 사용하여 사물의 형태를 명확히 그리기보다는 빛과 색채의 효과에 집중했으며,
추상화의 시작점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프랑스 오랑주리 미술관에는 가장 유명한 '수련' 연작 중 8점의 대형 패널이 타원형 방에 전시되어 있으며,
뉴욕 현대미술관(MoMA), 파리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 시카고 미술관, 도쿄 국립서양미술관 등 세계 여러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다.
정말 거대한 스케일의 작품이었다.
박물관 큰 방의 한쪽 원형 벽을 하나의 작품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
모네의 수련은 여러 점의 작품이 연작으로 전 세계 유명한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다고 하니,
다른 미술관에 들러 다른 작품들도 감상해보고 싶다.
파블로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Les Demoiselles d'Avignon)
아비뇽의 처녀들은 피카소의 작품 세계뿐만 아니라 서양 미술사 전체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전환점으로 꼽힌다고 한다.
전통적인 회화의 규칙을 완전히 파괴하며 입체주의(Cubism)의 서막을 열었다.
이 작품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매춘가를 배경으로 다섯 명의 여성들을 그린다.
피카소는 이들을 전통적인 미의 기준에 따라 아름답게 묘사하는 대신, 사물을 여러 시점에서 동시에 바라본 듯한 해체된 형태로 표현했다.
인물들의 얼굴과 몸은 각진 평면으로 분할되어 있으며 보는 이에게 충격과 혼란을 동시에 안겨준다.
기존의 서양 회화는 원근법을 통해 3차원적인 공간을 2차원 화면에 재현하려 했었다.
하지만 피카소는 이러한 방식을 거부하고, 단일 시점이 아닌 다중 시점을 사용해 대상의 본질을 새롭게 탐구했다.
특히 작품 속 두 명의 여성 얼굴은 아프리카 가면 조각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고 한다.
피카소는 이 조각상들의 단순하고 강렬한 표현력에 매료되었으며, 이를 통해 서구 미술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조형 언어를 창조했다.
또한, 일부 얼굴은 고대 이베리아 조각의 특징도 보여준다고 한다.
이 작품은 처음 공개되었을 때 너무나 파격적이고 난해하여 많은 동료 화가들에게조차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 작품의 혁신성이 인정받았고,
입체주의, 초현실주의, 추상미술 등 20세기의 수많은 미술의 탄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걸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아비뇽의 처녀들은 단순히 아름다운 그림이 아니라, 보는 이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우리가 보는 것은 무엇인가?", "대상의 본질은 어떻게 표현될 수 있는가?"와 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현대 미술의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고전적인 화풍의 작품들 뿐만 아니라 근대 현대 화풍의 작품들도 여럿 전시되어 있다.
미술관에는 익숙하지 않은 우리에게도 순간순간 느낌과 감동을 주었다.
한편으론 작품설명을 자세히 들으면서 돌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곳의 작품들을 하나하나 느끼려면 하루로는 부족할 것 같다.
시간이 지나 언젠가,
내 삶에 여유가 많아진 언젠가,
여유 있게 뉴욕에 머물면서 천천히 둘러보고 싶은 곳이다.
앤디 워홀의 캠벨 수프 캔(Campbell's Soup Cans)
아트의 상징적인 작품으로 당시 캠벨 수프 회사에서 판매하던 32가지 맛의 수프 캔을 각각 캔버스에 그린 연작이다.
캔버스를 마치 슈퍼마켓 진열대처럼 일렬로 나열하여 전시한 것이 특징이다.
일상적인 소비재를 예술 작품으로 승격시킨 팝 아트의 대표작이다.
워홀은 손으로 직접 그렸지만, 대량 생산된 상품의 균일함을 표현하기 위해 기계적으로 보이도록 작업했다고 한다.
왜인지 모르게 익숙한 느낌이었다.
왜인지 모르게 마음에 드는 느낌이었다.
앤디 워홀의 여러 작품을 보았고, 그림체라고 할까? 화풍과 작품 스타일이 참 마음에 든다.
전시관 한쪽벽을 가득 채우는 크기의 거대한 작품들도 여럿 전시되어 있었다.
캔버스를 가득 채워 표현한 작품들도 있고, 마치 동양의 그것인 양 여백의 미를 보여주는 작품도 있다.
수많은 걸작들 사이, 미디어에서 자주 보던 유명 작품들 뿐만 아니라 처음 접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에서도 많은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무심하게 놓인 듯한 조각상이나 기하학적인 추상화는 얼핏 보면 난해해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 숨겨진 작가만의 독특한 시각과 미적 감각, 작가만의 표현 방법은 보는 이에게 새로운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곳의 모든 작품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강력한 메시지와 느낌을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있는 듯했다.
MoMA는 회화 작품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설치미술과 미디어 아트들을 통해 미술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전시 공간 전체를 활용한 설치미술은 관람객이 작품 안으로 직접 들어가 눈과 귀를 통해 체험하게 해 주었다.
시청각적인 요소를 결합한 미디어 아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여러 모습들을 감각적으로 표현한 것 같다.
이러한 다양한 형식의 예술은 '미술'이라는 개념을 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것에서 벗어나 느끼고 경험하는 것으로 확장시켜 주었다.
현대미술은 난해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영역인 듯 느껴졌었다.
하지만 현대미술은 작가들이 자신만의 고유한 시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이었다.
전통적인 틀을 깨고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때로는 충격적으로, 때로는 서정적으로 세상을 표현하고 있다.
이곳에서 작가들의 고민과 열정, 새로운 시각을 마주했으며, 현대미술의 의미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뉴욕현대미술관을 나와 돌아가는 길.
우리는 길에서 또 다른 작품을 하나 맞이했다.
로버트 인디애나의 HOPE.
세계 여러 나라에서 만날 수 있는 LOVE와 유사한 디자인이다.
HOPE는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버락 오바마 후보의 선거 슬로건이었던 HOPE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고 한다.
LOVE와 마찬가지로, HOPE의 네 글자는 정사각형의 틀 안에 배치되어 있으며, O가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기울어진 O는 역동성과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추진력을 상징한다고 한다.
LOVE가 사랑이라는 보편적이고 이상적인 가치를 담고 있다면,
HOPE는 2008년이라는 특정 시대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 속에서 희망을 이야기하며 대중과 소통하려는 작가의 의지를 보여준다.
두 작품 모두 명사(noun)이면서 동시에 동사(verb)가 될 수 있는 단어를 사용하여, '느낌'이자 '행동'으로서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미술이라는 익숙하지 않은 주제와의 만남이었다.
기대했던 것보다 많이 느끼고, 감동받고, 이해할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 언젠가,
내 삶에 여유가 많아진 언젠가,
여유 있게 여기저기 세상을 여행하며,
천천히 하나씩 많은 작품들과 만나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