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랙 : 모아랙 철제선반 조립식앵글
((내 돈 주고 먹고 놀고 쓰고 느끼는 솔직한 감상문))
사연이 꽤 긴 이야기가 있다.
올여름부터 가을까지 아파트 외벽 색칠을 했고,
색칠하기 전에 외벽에 자잘한 결함들 보수작업을 했고,
보수하면서 뭘 잘못 건드렸는지 주방 베란다 벽 샷시 부분에서 누수가 생겼다.
몇 번의 보수 끝에 샷시 근처 코킹을 싹 새로 했고 누수는 잘 잡았지만,
주방베란다에서 쓰던 나무로 된 수납장이 물을 먹어 상해버렸다.

어느 날인가 본가에 들렀을 때,
부모님이 철제선반으로 주방 베란다 수납공간을 정리해 놓은 걸 봤다.
가로 세로 깊이 모두 원하는 사이즈로 주문이 가능한 주문형 조립식 앵글이라고 했다.
이거다 싶었다.
건식으로 사용하는 공간이라 습기가 많지는 않지만,
이번기회에 주방 베란다 수납장은 금속으로 된 조립식 앵글로 만들기로 했다.
집에 돌아와 우리 집 주방 베란다 공간의 사이즈를 재고 여기저기 주문할 곳을 찾아보았다.

스피드랙 : 모아랙 철제선반 조립식앵글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 조립식 철제 선반을 열심히 검색했다.
스피드랙이라는 게 가장 많이 보였고, 본가에서 본거랑 같은 것 같았다.
알고 보니 스피드랙이라는 게 조립식 앵글 브랜드의 이름이었다.
스피드랙
PLEASE SELECT THE DESTINATION COUNTRY AND LANGUAGE : SHIPPING TO : 가나(GHANA) SHIPPING TO : 가봉(GABON) SHIPPING TO : 가이아나(GUYANA) SHIPPING TO : 감비아(GAMBIA) SHIPPING TO : 과테말라(GUATEMALA) SHIPPING TO : 그레나다(GRENADA) SHIPPI
speedrack.co.kr
온라인 쇼핑 사이트들은 스피드랙이라는 회사와 파트너를 맺고 주문, 홍보, 제작관리 등등을 하는 것 같았다.
업체도 참 많고, 업체마다 후기도 다양하고 다들 좋아서 어디를 골라야 할지 꽤 오래 고민했다.

줄자를 들고 사이즈를 재고, 짝꿍이랑 어느 정도 크기의 선반을 만들지 얘기했다.
우리 집에는 가로 1100 x 깊이 300 x 높이 1100 사이즈가 필요하다 결론을 내렸다.
한 가지 문제가 생겼다.
여기저기 상품 설명이랑 주문 옵션을 뒤져봐도 높이는 1000과 1200밖에 없는 것이었다.
1000이나 1200으로 만들어도 베란다에 배치는 충분히 가능했다.
하지만, 1100이면 좋겠는데 라는 생각이 한번 머리에 들어오자 조금 오기가 생겼다.
그렇게 많은 업체 중에 모아랙이라는 사이트의 Q&A에서 1080으로 가공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발견했다.
다시 한번 확인하는 의미에서 나도 질문글을 남겼고,
1200으로 주문 후 요청사항 남기면 가공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아 바로 주문했다.

생각보다 얇아 보이는 박스는 생각보다 꽤 많이 무거웠다.
박스 안에는 기둥과 가로받침, 세로받침, 그리고 별도로 주문한 높이 조절좌 세트, 그리고 플라스틱 망치가 들어있다.
부피를 최소화할 수 있게 부품들을 잘 배치해서 그렇지 박스의 무게가 상당하다.
조립하는데 추가로 필요한 공구는 드라이버 하나다.
이것도 드라이버는 높이 조절좌를 조립하는데만 쓰이고,
조절좌가 필요하지 않다면 정말 별도의 공구는 하나도 필요하지 않다.

높이 조절좌와 기둥을 먼저 조립한다.
기둥 하나에 조절좌 브라켓 하나, 조절좌 하나, 볼트와 너트 2개씩.
처음에 봤을 때는 기둥도 조절좌도 좀 허약해 보이긴 했다.
조립을 끝내고 이것저것 올려보니 튼튼함은 부족하지 않았다.

브라켓을 기둥 아래쪽에 끼우고 볼트와 너트로 고정한다.
드라이버 하나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조립할 수 있다.
조절좌는 손으로 돌려 끼우면 쉽게 조립이 가능하다.

기둥 네 개에 높이 조절좌 네 세트를 조립한다.
볼트너트는 여유분으로 두어개씩이 더 들어있었다.
깨끗하게 세척은 해서 온 것 같지만 조립하면서 물티슈로 한 번씩 닦아준다.
대부분 딱히 묻어 나오는 건 없지만, 간혹 오염된 게 있긴 하다.
그래도 금속 표면이 코팅이 잘 되어있어 닦아내는데 힘은 들지 않는다.

기둥에 깊이방향 받침 프레임을 위아래로 연결하여 기둥의 모양을 잡는다.
기둥과 받침 프레임의 연결은 손으로 몸무게를 살짝 실어 눌러주면 쉽게 연결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올려놓은 물건들의 무게에 의해 더 견고하게 결합된다고 한다.
혹시나 받침 프레임과 기둥이 잘 결합되지 않으면 플라스틱 망치를 이용해 몇 차례 톡톡 때려 조립한다.

선반 보드는 한쪽엔 흰색, 한쪽엔 나무무늬로 양면 사용이 가능하다.
주문하는 크기에 따라 선반보드도 재단이 되어 배송된다.
혹시나 어디 찍히거나 까진 곳은 없는지 살펴보았지만 상처는 없었다.
물티슈로 한번 슥슥 닦아 준비한다.
금속 부품들의 색깔은 하얀색과 검은색 둘 중에 하나 선택이 가능하다.
처음엔 블랙을 할까 했다가 후기들 보니 흰색이 더 괜찮아 보여서 흰색으로 주문했다.

가로방향 받침 프레임을 연결해서 스피드랙의 전체적인 모양을 잡는다.
그리고 주방 베란다 공간에 틀을 배치해 본다.
주문했던 가로 1100 x 깊이 300 x 높이 1080 사이즈가 우리 집 주방베란다에 완벽하게 맞는다.
높이조절좌가 있으니 처음 의도했던 높이 1100과 거의 딱 맞는 철제선반이 완성된다.

집 인테리어 공사할 때 사놓은 수평계.
생각지도 못한 포인트에서 필요할 때가 종종 생겼었다.
오늘도 이 녀석은 제 역할을 다했다.

자리를 확인하고, 수평을 맞추고, 나머지 부속들을 조립한다.
기존에 있던 수납장의 사이즈를 참고해서 선반은 4단으로 만들었다.
주문하는 사이즈별로 선반 구성이 달라지는데, 원한다면 추가로 주문할 수도 있다.
내가 주문한 사이즈는 기본이 3단이었고, 1개 단을 추가로 주문했다.
기둥에 3cm 간격으로 받침 프레임 구멍이 나있어 원하는 사이즈로 공간을 구성할 수 있다.
이것저것 넣을 건 많고 딱히 크거나 작은 건 없기 때문에 3칸을 비슷한 사이즈로 구성했다.
나중에 물건을 넣고 보니 딱 적당히 잘 만들었다 생각이 든다.

선반 보드는 나무무늬 쪽이 보이게 사용하기로 했다.
전체적으로 하얀 베란다에 약간은 포인트가 되는 것 같다.
기둥 끝의 날카로움에서 손과 물건을 보호해 주는 안전용 부품도 8개 포함되어 있었다.
위쪽 네 개는 설치했고, 아래쪽 네 개는 높이 조절좌가 있어 설치하지 않았다.
세심한 배려가 마음에 드는군.

기존 수납장이 망가져 여기저기 쌓아두었던 물건들을 하나하나 스피드랙에 올려놓는다.
처음에는 기둥도, 받침 프레임도, 선반 보드도 조금 약한 거 아닌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것저것 물건들을 올려놓으니 튼튼하게 잘 지지해 준다.
상품 설명을 보니 넓이 800 x 깊이 400 기준으로 한단에 150kg까지 버틸 수 있다고 한다.
우리 집의 최대치를 생각해 보니 500ml x 20병 = 10kg로, 한단에 최대 4팩 들어가니 40kg다.
이 정도면 넓이 1100으로 넓어진 거 감안해도 충분하다 생각이 든다.
조금은 복잡하던 주방 베란다를 깔끔하게 정리했다.
줄자 들고 열심히 사이즈 재서 주문하긴 했지만, 물건들과 사이즈가 딱 맞으니 기분이 좋다.
스피드랙 조립식 앵글은 조립도 간단하고 견고한 게 상당히 괜찮다 느껴진다.
원한다면 주문할 때 옆을 가릴 수 있는 커튼도 같이 주문할 수 있다고 한다.
거실 베란다 수납장이랑 작은 서재방 테이블도 하나 짜볼까 생각이 든다.
집안이 한결 깔끔해진 것 같아 좋군.
괜찮은 아이템 잘 골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