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검사 : 2025.03.
2025.03.15.
수술받은 지 이제 3년.
지난 검사받은 후 1년.
1년 만에 돌아온 정기검사의 날이다.
올해부터는 검사 전에 피검사도 해야 한다고 해서 병원에 한참 전에 도착했다.
오후 1시쯤 병원에 도착해서 채혈하고, 오후 3시 20분 MRI촬영이다.
약 먼저 맞고, 대기실에 앉아서 순서를 기다린다.
중간에 응급 환자도 한 명 와서 대기시간이 좀 길었다.
이번에도 약 맞고 나니 몽롱하게 잠이 온다.
기분 탓인지 오늘따라 MRI 검사 시간이 꽤 길게 느껴진다.
나오면서 슬쩍 물어봤는데, 평소랑 다를 거 없다고 한다.
검사받고 나니 조금은 긴장되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교수님 만나러 오는 날까지 두근두근 할 거 같다.
2025.03.25.
오늘은 하루 휴가를 냈다.
짝꿍이랑 같이 병원에 가서 일 년 만에 주치의 교수님 만나기.
MRI 사진 띄워서 한참을 보시다 하는 말.
"
몸에 이상이나 아픈 곳 없나?
전에 안 보이던 게 몇 개 보인다.
일시적으로 보이는 걸 수도, 방사선 치료받은 데가 좀 변한 것일 수 있지만, 최악의 경우 척수전이가 된 것일 수도 있다.
전이가 되는 것도 내 환자 중에 2명밖에 없었고, 수술 후 3~4개월 정도 기간에 전이가 되거나 이상한 게 나타나는데 이런 경우는 드물다.
앞의 경우라면 다행이고,
지금까지처럼 추적검사 하면 된다.
바람처럼 일시적인 현상이거나 잘못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뒤의 경우라면, 그리고 크기가 커진다면 상황이 안 좋은 것일 수 있다.
보이는 자리가 뇌 안쪽이라 자리가 안 좋다.
치료 방법도 까다롭다.
이번엔 조금 빨리 다시 검사해서 체크해 보자.
두 달 후에 MRI 다시 찍고 진료 보자.
그전에라도 몸에 이상 있으면 바로 찾아와라.
"
순간 놀란 마음이 진정이 되질 않는다.
머릿속이 하얘지고 아무 생각이 나질 않는다.
아직 모두 다 가능성일 뿐이지만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네.
다음 진료는 5월.
2년 같은, 20년 같은 기다림이 될 것 같다.
며칠간 짝꿍이랑 이런저런 얘기.
서로 토닥이며 마음 추스르기.
조금은 풀이 죽은 나에게 짝꿍이 힘이 되어준다.
결정된 것도 달라진 것도 없는 현재의 상황.
괜한 걱정과 우려에 쌓여 다운되어있지 말자.
지금까지처럼 건강하고 즐겁게 살자.
몸에 이상 없고, 특별한 증상도 없고, 아무 일 없을 거야.
수술도, 치료도 잘 됐었으니까, 괜찮을 거야.
어느 것도 결정된 것도, 달라진 것도 없으니 지레 겁먹고 걱정하지 말자.
부디,
이제 아프지 않고 행복하려 하는 짝꿍과 내 삶에,
아무렇지 않은 일들 중에 하나로 지나가길.
행복하자.